서부해안연대기 : 기프트, 보이스, 파워 - 어슐러 K. 르귄 가볍고 느슨한 리뷰


처음엔 당황스러웠던 커버들. 보다보니 괜찮다 싶기도 했는데,
데리고 있는 중학생 아이들 눈에는, 별로란다. 별로 읽어보고 싶어지지는 않는다고. 흐음.
혹시라도 표지 때문에 오해를 사고 선택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까바 괜히 혼자 조바심이 난다.

신작이 나왔다는 얘길 들었을 땐,
'기력이 좋으시네!'
아직 '어스시의 이야기들'을 다 읽지도 못했는데 어쩌라고..
예전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소설쓰기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보았을때, 르귄 여사의 연세를 고려할때, 더욱.
그러면서 동시에 무지 반가웠다.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 연대기보다는 어스시의 마법사가 좋으니까.

각각의 한권으로도 괜찮지만, 역시 같이 읽어야겠다.
오렉과 메메르와 가비르가 한 자리에 있게 되는 그 순간의 벅참은 한참 기억에 남을 테니.

이상하지. 이 분의 소설을 읽다보면 인물들에게 애정이 생긴다. (물론 아라곤도 멋있긴 하지만;;)
세 아이들은 물론 그 아이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마저 새록새록 애틋한 마음이 생기는 거다.
잘 버텨주길, 살아남길, 사랑받길 바라게 되는 마음.

'게드 전기'라는 이름의 애니메이션이 나온다 했을때,
그걸 어떻게? 라는 생각.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선, 역시 어려웠겠지, 그걸 어떻게.

그만큼 뭐랄까, 심리적이고 서정적인 느낌. 이전 소설들도 이 세편의 서부해안연대기도.
여성작가만이 쓸 수 있는 판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오렉이 감당해야 했던 기대, 메메르가 스스로를 숨겨야 했던 힘, 가비르가 도망쳐야 했던 폭력,은
내겐 모두 '남자들의 세계'로 느껴진다. 남성성의 세계라고 해야 더 정확한 말이려나.
가끔은 몸서리를 치게 하는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드러나는 야만성들이 떠올라.
그 안에도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고 규칙이 있겠지만,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아이들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여캐들을 볼때 더욱.
(어찌보면 최고의 캐릭터는 '그라이'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아이들이 끝까지 잘 견뎌주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모양이다.
현명하고 끈기있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스스로를 세워 나가는 모양새가 흐뭇하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그 중심에는 '이야기'(또는 책?)이 있으니.

중고등학생인 조카가 있다면 해리포터 말고 이 책들을 건넬 것이다.
십대일 때에 이책들을 읽을 수 있다니! 라는 질투와 함께.

덧글

  • nobody 2009/04/04 12:21 # 삭제 답글

    반지의 제왕이겠지 ㅋ 반지의 여왕도 있나?
    근데 표지는 정말 구리다.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겠지. 히-
    제목 너무 웃기다 기프트 보이스 파워.. 좀 미안한데;; 웃기는 걸 어쩌나 ㅡ,.ㅡ
  • nevermind 2009/04/05 15:53 #

    그러게.. 반지의 여왕,이라니. 당장 수정.
    그런데, 흠, 내가 추측하는 당신이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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